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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
술의 이름 등으로 꽤 팔린 이 신도 그리이스 출신이며, 로마에 가면 메르쿠리우스, 즉 머큐리가 된다.<Hormes>가 <Merucurius>(영어로는 Mercury)가 되는 셈이다.
헤르메스도 제우스 대신의 아들인데, 어머니는 거인 아틀라스의 딸 마이아로서, 그다지 출신이 좋은 편은 아니다. 보통은 우선 젊고 아름다운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다지 무게는 없다. 발에는 대개 날개가 달린 샌들을 신고, 뱀이 휘어감은 지팡이를 들고 있다. 이것에도 날개가 있는 수도 있다. 모자는 작은 가죽투구풍이며, 이것도 날개가 달린 형체가 있는 모양이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교활하며, 손끝이 굽어 있고, 어린 시절에 아폴론의 소를 50마리쯤 훔쳐냈다고 한다. 빈틈없는 그 눈매는 소매치기나 도둑의 두목이 되는 데도 어울렸으리라.
원래 헤르메스는 길가의 도신(道神)에 가까운 데서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전답의 수호신 한편으로는 길잡이로서 여행자나 노상 강도나 도적, 교통이나 무역에서 상업으로 떠맡고, 호메로스에서는 오로지 제우스 대신의 어사전령으로서 활약한다. 신문이나 보도와의 관계는여기서 나왔다.
노상 강도와 여행자, 강도와 은행의 양편을 다스리는 것은 이상하게 보이지만, 원래가 방패의 양편, 마치 아폴론이 의료와 역병을 퍼뜨리는 것 두 가지를 맡아 있는 것과 같으며 그리이스인은 오랜 옛날부터 그 이치를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상업에는 옛날부터 도적과 같은 근성이 있었다. 근래에는 상업 도덕이 발달하여 이것을 옛날 이야기로 돌렸는지 모르지만, 또 해적과 무역이 사촌간임은 중세의 에스파니아나 영국의 활동으로도 분명해질 것이다. 미국이나 아프리카, 아시아의 대부분은 그 먹이로서 오랜 동안 시달려 왔으니 말이다.
상업의 신으로서 그가 가진 뱀이 휘감아 붙은 날개가 달린 지팡이는 상업학교의 휘장으로도 많이 쓰이고, 또 프락시텔레스(고대 그리이스의 조각가)의 대리석상으로서는 그리이스의 청춘의 미를 영원히 전하고 있다.
바커스
술을 바커스의 선물, 혹은 바로 바커스라고 한다. 다만 이것은 그리이스의 신이기 때문에 당연히 포도주이다.
바커스는 정식으로는 디오니소스(Dionysos)라고 한다. 제우스 대신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보통 전설에서는 테바이의 왕녀 세메레라고 되어 있으나, 사실은 소아시아의 대지의 여신 제메르인 것 같다. 바코스(Bakchos), 로마식으로 말하면 바쿠스(Bacchus, 바커스는 그 영어 발음)는 말하자면 별명이요 통칭이며, 로마에서는 또 리베르(Liber)라고도 부른다. 리베르란 자유라는 것이기도 하고, 술을 마시면 온갖 근심과 구속도 잊혀지고 심신이 함께 자유를 느끼기 때문이라고도 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올림푸스의 신들 중에서는 새로운 신이라고 해도 좋으며, 원래는 북쪽 트라키아산(産)이라고도 하고, 소아시아산이라고도 한다. 포도뿐만 아니라 원래는 대체로 곡물과 식물의 정령신이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미 그리이스에는 포도와 함께 들어온 듯하다.
처음으로 그 술을 마신 농부들은 이상한 기분이 들어 독을 마신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술을 준 사람을 죽여 버렸다고 한다. 또 이 디오니소스의 가르침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신벌을 받아 미치거나 살해되거나 한 이야기도 여러 가지 있다.
그 신녀(信女)들은 기분이 이상해져서 미친 듯 춤추며 야산을 돌아다닌다고 한다. 이것이 바칸트나 마이나데스(메나드)라고 불리는 것으로서 광신녀(狂信女)의 무리이다.
또 연극이, 그리이스 비극과 희극이 아테네시의 디오니소스 제전의 흥행에서 생긴 것은 너무도 유명할 것이다. 바코스 즉 디오니소스는 이런 모양으로 문예계를 형제인 아폴론과 둘이서 다스리는 신이었다. 도이치의 철학자 니이체가 서양의 문예사조를 아폴론적과 디오니소스적으로 나누어서 말한 것은 널리 알려졌다.
즉 명석하고 이지적인 요소와, 비합리적이고 격정적인 동향으로 대조시킨 것으로서, 예술가, 문학자에도 자연히 이 구별이 보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이 바코스상은 때로는 어린이, 때로는 청년, 때로는 수염을 기른 거한으로도 표현되지만, BC4세기 이래로는 우아하고 다소 여성적인 살집의 미청년으로 표현되는 일이 많다. 그러나 물론 그 속에 신으로서의 숭고함, 그 특유의 꿈을 꾸는 듯한 황홀한 표정이나 엑스터시스 즉 몰아(沒我)의 흥분을 빼놓을 수 없다.
거인신 티탄(타이탄)
신무기의 명칭 등에도 사용되기도 하고, 영화로 만들어져 대성황을 이루었지만, 빙상에 충돌해서 침몰하여 한때 화제가 된 호화선 타이타닉호에도 사용되었다. 이 타이탄이란 이름은 원래 그리이스의 거인신 티탄(Titan)에서 나왔다.
원소로서 얼마 전 제트기 등에도 사용되었던 티타늄도 마찬가지로 <티탄의 원소>라는 의미로 티탄, 티탄 합금, 산화 티탄은 분(粉)에도 사용된다. 그리이스의 거인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 예의 자이안트도 그 하나인데, 이 타이탄은 세상의 아주 시초의 하늘 우라노스와 땅 가이아에서 태어난 것이다. 그 중의 두령인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노스의 지배를 뒤엎어 전세계의 지배권을 장악했다. 크로노스의 모습은 보통 노인으로서, 무겁고 우울한 표정을 하고, 손에는 아버지 우라노스의 남근을 자른 낫이라고 생각되는 굽은 날붙이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 크로노스는 스스로 아버지를 쓰러뜨리고 그 왕좌에 앉은 것처럼, 후에 자기 아들인 제우스에게 좇겨난다.
그 형제나 일족의 원시신(자연력의 상징이라고 하나, 다른 요소도 있다), 대양신(大洋神) 오케아노스, 프로메테우스, 아틀라스 등도 티탄 속에 꼽는다.
오샨
술 이름에도 있는 것 같으나, 글자를 잘 보면 순수한 영어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원래는 그리이스의 바다의신 오케아노스로서 제우스 대신의 할아버지뻘이 된다.
지금은 태평양이라든가 대서양 등, 주로 대양의 의미로 사용되지만, 훨씬 옛날의 그리이스인의 생각으로는 세계의 끝을 에워싼 큰 흐름이라고 했다.
대체로 큰 강과 같은 것인 듯하며, 서에서 북, 동으로, 또 남으로 흘러서 되돌아오는데, 그 서쪽의 끝은 어쩌면 밤의 지하의 경계에 통하고 있다고 하며, 황천의 나라처럼 죽은 이가 가는 데이다.
차가 교통이 발달하여 그리이스인이 해상을 배로서 외해(外海)에까지 나감에 따라서 그것은 넓은 바다라고 하게 되어 대양이 되었다.
이런 야구단의 이름도 있다. 어업회사가 근본이겠는데, 대양은 그것에 잘 어울린다.
오케아노스는 또 모든 하천이나 샘의 아버지라고 생각되었다. 나일강(그리이스 이름으로는 네이로스)이나 다뉴브강(그리이스 이름으로는 이스트로스), 돈강(타나이스) 등이 자식들 중에서도 형뻘이었다.
지옥의 둘레를 에워싼다는 증오의 강 스틱스(Styx)도 부하의 하나이지만, 이것은 여성이다.
그리고 그리이스에서는 신들이 선서를 할 때 이 강이 한결같이 증인으로 세워지는 습관이 되어 있었다. 즉 신들마저도 증오에 있어서는 믿지 못한다는 셈이리라.
샘도 그리이스에서는 여름에는 건조한 지대이기 때문에 명천(名泉)이 각지에 많다. 석회암계이므로 지하수가 풍부하다.
아킬레스건(腱)
발뒤꿈치의 바로 위, 장딴지의 근육에 이어지는 건(腱)이며, 따라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서 조심 없이 뛰거나 하면 끊어지는 수가 있다.
이것을 아킬레스건이라고 하는 것은, 오랜 옛날의 그리이스 전설에 발이 빨라서 유명했던 영웅 아킬레우스에서 나왔다(아킬레스란 그 라틴어식, 즉 로마에서의 호칭이다). 아킬레스화(靴) 따위로 말하는 것도 발이 빠르다, 건각이다라는 의미로 붙인 것이리라.
그런데 이 아킬레우스란 세계에서 최초요 최고의 서사시라고 하는 호메로스가 지은 <일리어드>의 주인공이지만, 보통 인간은 아니다. 아버지는 텟사리아의 영주로서 페레우스라도 하며, 인간이면서 천계(天界)의 주신, 제우스의 손자에 해당한다. 어머니는 바다의 노신(老神) 네레우스의 딸 테티스이므로 상당한 가문이다.
그러나 테티스는 아름다운 바다의 님프(젊은 여신)로서 한때는 제우스나 포세이돈신으로부터 구애를 받았으며, 인간인 페레우스에게 시집가는 것은 마음이 내키지 아니했다. 그래서 마침내 아기 즉 아킬레우스가 태어나자, 죽어야 할 인간 이상으로 만들려고 생각하고 밤 사이에 남몰래 거룩한 불 속에 던져서 인간적인 부분을 태워 없애려 했다(일설에는 첫아이가 아니고 일곱째 아이라고 한다. 즉 면저 여섯 아이는 불 속에서 타 죽었다고 하니, 지금 같으면 대단한 형사 문제이다).
전부터 아내의 거동에 의심을 품고 있던 페레우스는 그것을 깨닫고는 서둘러 불 속에서 아기를 집어냈다. 그래서 타지 않았는지, 테티스의 계획이 어긋나 버렸는지 그 점은 분명하지 않다.
무슨 뜻이냐 하면, 자기 계획을 방해 받은 테티스는 크게 분노하여 그대로 바닷속의 아버지한테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어떻든 일반적으로 믿고 있는 바로는 이 때 발꿈치가 타 버렸기 때문에 아버지 페레우스는 깜짝 놀라 곧장 가까운 산중에 사는 케이론이라는 의사에게 달려갔다. 그런데 이 케이론이란 사람은 아무데나 있는 흔해빠진 의사가 아니라, 상반신은 인간인 늙은이의 모습이지만(물론 옛날에는 젊었을 것이다), 하반신은 말의 형상을 한, 즉 반신반마의 이른바 켄타우로스(피카소가 즐겨 그린 마인이다)로서, 산야의 약초를 땄고, 원래 외과술에 뛰어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기를 받더니 지체없이 막 죽은 동료 마인(馬人) 다뮤소스라는 자의 다리뼈를 빼더니 그것을 대신 넣어서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 다뮤소스라는 자가 전에 발이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 다리의 뼈를 받았기 때문에 그 때부터 아킬레우스도 준족의 이름을 얻었다고 하나 보증은 할 수 없다.
조금 뒷시대 로마 시대의 전설에서는 모신(母神)인 테티스가 태어난 아기 아킬레우스를 저승길의 경계를 흐르는 강 스튜크스의 검은 물에 잠가 상처를 입지 않도록 했다. 그 때에 발뒤꿈치의 이 부분을 손가락으로 잡아 거꾸로 세웠기 때문에 이 부분만은 물에 물들지 않았다. 즉 상처 입은 살갗 채로 남았다고 한다.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원정군에 참가하여 그리이스측 제일의 용사로서 그 무용을 찬양 받는다. 그러나 마침내 트로이측 왕자 파리스의 독화살에 맞아 죽었는데, 그 화살은 다름 아닌 이 아킬레스건을 겨냥하여 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지금 말한 바와 같이 후세의 전설이며, 옛날 이야기로는 트로이를 편든 아폴론신이 아킬레우스의 다리를 우선 쏘아서 뛰지 못하게 하고, 이어서 가슴을 쏘아 쓰러뜨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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