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의 체온은 일정하게 36.5~37도를 유지한다. 이는 우리 몸속에 체온조절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추위와 더위에 적절히 대응해 중심 온도를 항상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지은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추울 때 근육이 수축하면서 열을 생산해 온도를 높이고 더울 때는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땀으로 열을 배출하면서 체온을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갑자기 열이 나거나 체온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몸의 이상 신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몸에 질병이 발생한다거나 세균감염이 생기면 체온이 올라갈 수도 있다. 감기와 독감, 중이염, 폐렴 등 감염성 질환이 생기면 체온을 올리는 물질인 파이로젠이 분비돼 뇌 속의 기준 온도가 올라가 고열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결핵, 갑상선질환, 감염성질환도 체온을 높이는 질환이다. 따라서 외부 날씨와 관계없이 발열감을 느끼고 고열이 계속된다면 특정 질환이나 감염 등 몸에 이상증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 갑상선질환, 체중 줄고 더위 더 타

=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체중이 줄고 더위를 많이 타며 땀을 많이 흘려 피로를 쉽게 느낀다. 또 심장박동과 위장 운동속도가 빨라져 대변을 자주 보거나 설사를 하고 신경이 예민해지며 손발이 떨리는 증세가 오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면 자율신경도 흥분하게 된다. 따라서 신진대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 몸은 열을 방출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땀을 분비하게 된다. 또 자율신경이 흥분하면 항상 긴장상태에 놓이게 되고 예민해진다.

이 때문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갑상선항진증 환자들은 더위와 땀으로 일반인들보다 몇 배는 더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또 땀을 많이 흘리면서 쉽게 피로해지게 된다. 여성들의 경우 남들보다 쉽게 더위를 타거나 땀이 많아지고 쉽게 피로해지면 갑상선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 알레르기성 질환, 감기 증세와 비슷

= 알레르기 천식이나 비염 증상은 대부분 감기와 비슷하다. 감기처럼 재채기와 코막힘, 기침이 동반된다. 심한 사람은 감기 몸살처럼 온몸에 열이 나며 피로감이나 근육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열까지 나면 누구라도 감기를 의심한다.

하지만 감기와 알레르기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눈이 가렵고 붓고 충혈되는 일이 잦다. 재채기가 동반되면서 맑은 콧물이 흘러내린다. 여기에 마른 기침이 잦다. 물론 코감기일 경우에도 대개는 맑은 콧물이 흐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감기와 같은 감염성 질환들은 며칠 지나면서 콧물이 누렇고 뿌연 색으로 변한다.

기침도 알레르기 질환일 경우에는 마른기침을 주로 하는 반면 감기의 경우에는 탁한 기침이나 재채기를 많이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지은 과장은 "알레르기 천식이나 비염은 감기가 걸린 것 같은 상태가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고 계속 지속되는 게 특징"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알레르기 질환을 감기로 오인하고 병원을 찾는 환자는 약 30%에 달한다.

◆ 식중독, 5월 많이 발생…설사 동반

= 식중독도 발열 증상을 동반한다. 식중독은 흔히 여름철에만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식중독은 5~9월 집중된다. 특히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지는 5월에는 자칫 음식 관리에 소홀해 각종 세균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대개 장염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병원대장균의 원인은 세균성 식중독이다. 주된 증상은 설사, 복통, 구토, 발열이 나타난다. 특히 오한이 느껴지기 때문에 독감이나 몸살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발열과 동시에 하루 3~5회 이상 설사, 구토, 메스꺼움 증상이 나타난다면 식중독을 의심해 봐야 한다.

◆ 결핵, 3주 이상 기침ㆍ발열 지속

= 결핵의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과 무기력감, 전신 피로, 발열 등이다.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대부분 환자들이 단순한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지나치게 다이어트를 한 젊은층의 결핵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대는 전신피로, 기침, 미열이 계속돼도 병원을 찾지 않아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감기에 걸렸다고 해도 3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고 발열이 지속되면 반드시 결핵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