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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가 없다 / 유안진
주어에도 있지 않고 목적어에도 없다
행간에 덜어진 이삭같은 낟알 같은, 그런 홀대를 누리는 자유로움으로,
어떤 틀에도 어떤 어휘에도 담기지 못하고, 어떤 문맥 어떤 꾸러미에도 꿰어지지 않는,
무존재로 존재하며 시간안에 갇혀서도 시간밖을 꿈꾸느라
바람이 현주소다. 허공이 본적이다.
어느날의 커피 /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수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가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히도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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