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재수없다 소리듣도록 내뱉어라”

크로스윈 2007.03.03 21:16 조회 수 : 4203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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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제가 굉장히 소심해요. 개그우먼이지만 아직도 카메라 울렁증이 심해요. 방송에서 공격적인 면을 보이다보니 딱따구리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사실 방어기질의 표현인 셈이죠.”


방송 경력 15년이 넘는 개그우먼 정선희(35)가 뜻밖의 고백을 했다. 소심한 성격을 극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강한 척을 해왔는데 그것이 자신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정선희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 영풍문고 이벤트홀에서 열린 일본어 교재 ‘정선희의 드라마 일본어’(넥서스 펴냄) 출판 기념 강연회에서 “어학을 배울 때도 소심한 성격 때문에 난관이 많았다”며 “언어를 배울 땐 거만함을 비우고 적극적인 자세로 부딪혀야 한다”고 말했다.


2001년 대교방송에 일본어 강사로 출연할 정도로 일본어 실력이 뛰어난 정선희는 이날 학창 시절 암기식 교육으로 인한 뼈아픈 경험담으로 강연을 풀어갔다.


▲ “그동안 오만하게 공부했죠”


정선희는 중1 시절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 덕분에 영어 이야기 대회에 뽑혔다. 무난히 대회를 마친 그는 이후 친구들의 영어 해결사로 자리를 잡았다. 본의 아니게 영어를 ‘원래’ 잘 하는 친구로 찍힌 것.


이 ‘소심한 소녀’는 결국 다른 수업시간에도 영어공부에만 매진해 ‘자존심’은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이 길을 물었을 때는 “follow me(따라오세요)”만 겨우 한 채 얼굴을 붉혀야 했다. 오히려 날라리 친구가 “drink?, hungry?” 등의 단어만 나열하며 외국인을 안내했다.


정선희는 “당시 오만하게 공부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담아두고 뱉어내지 못하면 죽은 말”이라고 강조했다.


▲ “재수없다 소리 들어도 계속 내뱉어야”


정선희가 일본어에 눈을 뜬 것은 20살 무렵. 이모 두 명이 일본인과 결혼하면서 의사소통을 위해 한두 마디씩 배우다가 차츰 자신만의 공부법을 터득했다. 단어 하나를 배우더라도 실생활에 쓰일 수 있도록 유추해 가지를 쳐가는 방법으로 활용도를 높여가는 식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매체를 이용해서 흥미를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일본 드라마로 시작을 했는데 공부보다는 논다는 느낌으로 하다보니 책까지 냈어요.”


접근하기 쉬운 일본 애니메이션은 압축적인 말이 많고 고사성어나 고어(古語)가 많아 접근하기 어렵고 만화책은 감탄사나 의성어 등이 많아 초보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드라마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실생활 대화가 담겨있어 말하기 듣기 공부에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선희는 100여 명의 수강생에게 ‘철면피’가 될 것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어 발음을 굴릴 때와 일본어를 쓸 때 재수없다고 하는데 그 관문을 넘어서야죠. 정말 배워야 한다면 생활에서 침이 튀도록 내뱉어야 합니다.”


한편 지난 2003년 ‘톡톡 튀는 생활 일본어’를 낸 정선희는 이번 책에서 ‘러브 제너레이션’ ‘뷰티풀 라이프’ ‘전차남’ 등 일본 드라마 속 러브스토리로 회화를 재미있게 익히도록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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