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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여행(6)

햄과콩이 2007.03.11 14:28 조회 수 : 3941 추천:5

출처  

장미와 꾀꼬리

 

서양의 시가, 혹은 넓게 말해서 문학 그리고 나아가서 문화(?) 생활 전반에 걸쳐서 아름답거나 정취가 있다거나 하는 데에도 역시 일정한 통칙이 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우선 설중매든가, 꽃이라면 무궁화에 국화, 목련에 모란이라는 식의 것이 서양에도 있다. 그 가장 첫째는 말할 나위도 없이 장미이며, 이것은 실로 호메로스 이래(호메로스는 서양 문학의 발단이므로 그 이전에는 아무것도 없다)의 전통이라 해야 할 것에 속한다. 거기서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장미 손가락>이라고 불리며, 아침 하늘에 몇  줄기나 길게 뻗친 붉은 구름이 장미빛을 띤 여신의 손가락에 비유되고 있다. 그리이스 첫째의 여류시인 사포도 우아한 여신들의 신원(神苑)에 장미가 난만하게 되여 있는 모양을 노래하고 있다.

장미는 봄의 꽃이요, 사랑의 표이기도 했다. 들에 피는 장미는 꺾여서 화환을 만들여 신전에 바치거나 애인의 목에 걸여 주었다.

장미 외에 지금도 흔히 문학 등에 나타나는 그리이스 전래의 꽃에는 백합이 있고 제비꽃도 있다.

백합은 흰색이고 제비꽃은 보라빛이다. 빛이 검고 춤을 잘 추는 소녀 무희는 제비꽃에 비유된다. 그밖에도 사프란이나 아네모네, 히아신스, 우리나라에서도 크로커스라고 불리는 이른 봄에 피는 황색이나 붉고 작은 풀꽃은 그리이스 이름의 크로커스이다.

새 가운데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것은 꾀꼬리인데 노래를 잘 하고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서 그리이스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포 외에도 쟁쟁한 서정시인 아나크레온(BC6세기)이나 모니데스(BC5세기초)도 꾀꼬리의 아름다운 시를 만들었다. 서양의 일반의 꾀꼬리는 밤에 우는 나이팅게일이라는 새이다. 그리이스의 꾀꼬리는 시의 법칙에 따르면 아무래도 새벽녘에 우는 것이 우리나라 꾀꼬리와 같은 모양이다.

그리이스인은 새에게 대단한 관심을 가졌던 모양이며, 새의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귀여워한 새는 꾀꼬리 외에도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꾀꼬리와 거의 마탄가지로 <봄의 전령>으로서 좋아한 것은 제비였다. 이른 봄에 로돈 섬의 여린이들이 걸아가면서 부르는 제비의 노래는 유명하였다. 그 밖에는 예의 백조가 그리이스 전래의 새로서 아폴론의 심부름을 하는 새라고 간주되고, 겨울이 되면 데로스 섬의 아폴론 신전의 연못에 날아 온다고 했다. 그 신화 전설도 꽤 있다. 그 밖에는 학이라든가 자고, 개똥지바귀, 물총새, 인가에 모이는 참새나 까마귀는 물론 집오리, 오리기러기, 백로 등 많이 있고 문학과의 관계도 제법 깊다.

 

 

파리스의 심판

 

이것도 이른바 서양의 명화 같은 데 있을 법한 제목이다. 벌거벗은 아름다운 여신들이 몸을 뒤틀거나 혹은 새침한 표정으로 세 사람이 나란히 서 있다.

그것을 목동 행색의 젊은 남자(소년이라 해도 좋으리라), 아직은 순진스런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황홀한 듯 바라본다. 그의 손은 양을 쫓는 한 자루의 막대기와 피리를 쥐고 있다. 이것을 현대식으로 바꾸여 그린다면 서부의 키우보이, 꼭 끼는 가죽바지에 올무라도 들고 있겠지.

이 파리스, 즉 이 목동풍의 소년이야말로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로서, 그가 태여날 때 장차 국가에 큰 화를 불러들이리라고 하여 깊은 이다의 산중에 버리렸던 자였다.

그에게 젖을 먹여 기른 것은 암콤이라고도 한다. 그는 무사하게 자라 아름다운 소년이 되었다. 그리하여 지금 제우스 대신으로부터 세 여신 가운데서 누가 제일 아름다운가를 판정하는 대임을 분부 받은 것이었다. 파리스라 하면 미소년, 미청년의 대명사로 썼다. 난봉꾼, 여색 때문에 몸을 그르쳐 나라에 화를 끼친 전형적인 인물이 된 것은 전혀 그의 불운이었다.

미스 OO 대회라 하더라도, 만일 그녀들이 두려움 때문에 우대하는 두목이거나, 살인 청부업자인 형님들의 애인이었다면 적이 그 심판은 사양할 만한 것이었으리라. 하물며 세 여신은 제우스의 비(妃)로서 질투가 심한 헤라와, 창으로 투구를 꿰뚫고 무서운 고르곤을 붙인 방패를 가진 무용(武勇)의 여신 아테네와, 또 한 사람은 미와 사랑의 여신이지만 마찬가지로 가끔 살인을 하고 있는 아프로디테임에랴.

그래도 젊은 파리스는 색욕에 져서, 아프로디테를 미스(?) 올림피아라고 판정했다. 그리하여 여신으로부터 절세의 미녀 헬레네를 주선 받았으나, 이윽고 몸을 망치고 나라를 망쳤다. 삼가야 할 것은 색이다.

히멘

 

이것은 지금도 대개 의학적으로 처녀막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모양이나, 원래는 혼인의 신을 말하는 것이다. 남신인 이유는 무엇일까? 여떻든 <Hymenaion>이다. 말하자면 중매를 해 주는 신이기 때문에 남자라도 상관 없으리라.

혼례가도 히메나이온이라고 불리며, 노래 속에 오 휴멘, 휴메나이에(O Hymen, Hymenaie)라는 후렴이 있고, 그리이스의 여류 시인 사포나, 이를 본뜬 로마의 서정시인 카틀루스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페가소스

 

날개를 가진 천마(天馬)인 페가소스(Pegasos : 라틴여로는 페가수스<Pegasus>, 영여로는 페가서스). 그리이스 신화에 고르곤의 메두사가 목을 잘렸을 때 그 잘린 데서 태여난 말이라고 한다.

이 여괴(女怪)는 바다의 주신 포세이돈의 아들을 잉태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말은 포세이돈의 아들(포세이돈 신은 때로 말의 형상을 취하는, 말과 깊은 인연을 가진 신격<神格>)이 된다.

이 말은 여러 영웅을 따라다니며 공적을 세웠으나, 평소에는 올림푸스 산정의 제우스 신 곁에 있었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페일레네(Peilene) 섬에 물을 마시러 왔다고 한다. 페가소스는 또 제우스의 전광의 상징화라고도 한다. 그 이름은 아마 <샘(Pege)>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오랜 그리이스 민족이 이주하기 전부터의 명칭일 것이라고 상상되고 있다.

 

목마(木馬) 계책

 

저 트로이 원정의 끝 무렵에 십 년이 걸렸여도 도저히 함락되지 않은 트로이 성(정확하게는 일리여스의 성채인데, 호메로스의 <일리여드>라는 시편의 이름은 여기서 왔다)을 공략하기 위하여 그리이스군(당시 아카이오라고 불렸다)의 대장들이 머리를 맞대여 생각해 낸 고육책이었다.

참말로 이렇게 보기 좋게 속일 수 있는 것인지 여떤지는 모르지만 이야기는 이러하다.

우선 큰 목마를 만들여 그 몸통 속에 정선된 용사들(아홉이라고도 하나, 더 많은 명단도 있다)을 숨긴 다음 밤 사이에 진영을 불사르고 해변을 철수하여 배를 멀리 띄웠다.

아침이 되여 트로이 시민들은 이것을 보고 적이 마침내 항복하여 물러갔다고 착각하고 신관(神官) 라오코온의 제지를 무릅쓰고 목마를 성 안으로 끌여들였다.

계획대로 밤이 되자 몸통에서 뛰여나온 용사들은 성문을 열여젖히고 밖에 몰래 다가온 그리이스 군사를 불러들여 불지르고 살육을 마음대로 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간계를 즉 목마의 계책이라고 하는데, 실제는 이것이 간파되지 않는 일이 훨씬 많기 때문에 재미가 있다. 그리이스인은 이런 정신적인 치매를 여신 아테네(죄 많은 인간을 장님으로 만들여 미혹케 하여 과오에 빠지게 하는 정령 <미망의 여신>)에 홀렸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이 목마의 계책을 안출한 것은 그리이스측 제일의 지팡이라고 알려졌던 오딧세우스(Odysseus, 로마에서는 울릭세스<Ulixes> 또는 울리세스<Ulisses>, 영여로는 율리시즈)였다고 말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목원(牧原)

 

세계는 5대주로 나뉜다고 한다.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그리고 보통 오세아니아를 넣는다. 이 중에서 오세아니아의 오스트레일리아는 <남쪽 나라, 라틴여의 남풍 아우스테르(Auster)에서>라는 뜻이다.

아메리카는 알려진 바와 같이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라틴식 아메릭스에 따른 것이다.

한편 아프리카는 원래 아프리카의 북부 튀니스에서 알제리의 동부 지방을 가리킨 것으로서, 주민의 아프리족에서 왔다(지금의 베르베리족인 듯하다).

나머지 유럽과 아시아는 여떠했을까? 이것이 현재의 문제이다.

우리들은 우선 그리이스 신화에 그 기원을 물여 보자. 거기에 나오는 에우로페는 포이니키아(페니키아)의 왕녀로서 아게노르 왕의 딸이라고 한다.

마침 그녀가 해변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천지에서 제우스 대신이 이것을 보고 마음이 통하여 흰 소로 화하여 다가간다.

서양 명화에도 이 에우로페가 소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그림이 있었다고 기억된다.

다른 아가씨들이 저것 봐, 저것 봐(물론 셈여<Sem語>로 말했겠지만) 하는 사이에 소는 점점 먼 바다로 나아가 동지중해를 가로질러 크레테 섬에 닿았다. 거기서 제 모습으로 돌아간 제우스는 에우로페와 정교를 거듭하여 이윽고 몇 아이를 낳았다. 그 맏이가 미노스라고 불리는, 크레테 왕가의 시조라고 한다.

이 에우로페의 행선지, 크레테에서 그리이스, 그 땅이 이여지는 일대, 즉 에우로파(라틴 발음)가 우리들이 말하는 유럽이다.

한편 아시아는 원래 지금의 소아시아라고 불리는 지방으로서 특히 그 서부, 직접 그리이스와 마주보는 지방을 말한 것이었다.

이 곳은 로마 제국하에서도 아시아주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이미 호메로스의 시도 <아시아의 목원>이라고 노래 불렀다. 그러나 학자가 말하는 바로는 양쪽이 다 기원은 앗시리아여로서 동편 것을 <아수(Asu)>, 서쪽 땅을 <에레브(Ereb)>라고 했으나, 포이니키아에서 그리이스로 전해져 두 주의 이름이 된 것 같다고 한다.

원래는 해가 뜨는 아침의 나라와, 저녁 황혼의 나라의 의미라고 하나, 그것은 그리이스에서 온 아나토리아(해가 뜨는 주), 라틴여에서 온 오리엔트(해가 뜨는 쪽)와 옥시덴트(해가 지는 쪽)와 거의 같은 유래이다.

그리고 오래 된 것을 생각하면, 에우로페라는 것은 원래 여신으로서 대지의 호칭인 듯하다. <넓은 표면의 여신>이라는 번역이기도 하다.

또 이 이름으로 불린 것에는 이 흰 소의 기수뿐만 아니고, 그밖에도 데메테르를 비롯하여 몇 사람의 신화전설의 여성이 있었다.

아마 제우스와의 신화는 대지 여신과의 설화의 개작으로 우연히 그것이 <에레브>에서 온 <서쪽 나라들>의 호칭 가까운 것으로서 합해 버린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 정말 글자 제한 때문에 온통 난리가 나버렸네요-- ..
이렇게 많이 나뉘게 될 줄이야-ㅅ-..
황당하네..
욕필터링 같은거 땜시 골치도 썩었고..
아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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